마음 가는대로 살아볼 권리, 깨끗하게 꿈을 포기할 권리, 단순하게 사랑할 권리. 그 시행착오를 나무라지도, 미화하지 않는 청춘 영화 (사족이지만 대체 홍보 문구를 왜 이렇게 뽑았는지 모르겠다. 뭉치면 터지는 놈들? 모를... 모를 카피.) 0. 영화 을 보고 나오며 어떤 이들을 유쾌한 청춘 영화였다고 했고, 어떤 이들은 입가에 미세한 진동도 오지 않는 (이른바 ‘입미진오’) 쓰레기 영화라고 했다. 내 감상평은 전자에 가깝다. 실로 영화관에서 그렇게 박장대소한 게 오랜만이었기 때문이었다. 연초를 이라는 무거운 영화로 연 게 잘못이었을까. 3월 초 시사회가 있기까지 2015년 들어 영화관에서 본 13편의 영화들 중 맘 놓고 웃은 작품은 정말 드물었다. 1. 나는 종종 매체가 ‘열정을 다해 힘들 것’이 청년의..
- #회의성 짙은 사담주의 1. 스물 셋. 그 때 나의 존재 이유는 오로지 ‘나’ 밖에 없었다. 평생을 함께 하고 싶었던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마지막 학기가 닥쳤을 때 3개월 간 조용히 앓았다. 내가 언제든지 대체될 수 있는 흔한 존재같다는 생각이 주 원인이었다. 누구의 무엇도 아닌 취업을 앞둔 이로서 사회라는 큰 틀에서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봐야 했는데 그 부담스러운 무게가 한없이 자신을 아래로 끌어당겼다. 밤엔 잠들지 못해 뜬 눈으로 나의 존재가치를 환산하기 바빴다. a b c d 로 답을 찍는 토익을 공부하는 와중에도 선택지가 주어지지 않은 무엇을 원하는가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책을 읽는 시간이 더 길었고, 나름 고심해서 고른 회사의 인턴 면접에서 몇 번이고 고배를 마시기도 했다. 사회적 자아를 강하..
Note: 미생 해준백기 / 석율백기 트리플.PC 혹은 Soundcloud 지원 환경에서 BGM과 감상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안녕, 나는 너의 피핑 톰.사랑에 빠진 너를 탐하며 주린 마음을 채우지...... 탐 (貪) 하나 더 함께 할 사람이 있는 밸런타인데이는 선물 같았다. 그게 꼭 나한테만 해당되는 건 아니어서 예상 못한 자유를 얻기도 했다. 어, 오빠야~ 딱히 그런 건 아니고 오빠가 맛있는 저녁이라도 살까 해서. 아직도 나쁜 버릇을 버리지 못한 성준식은 오늘도 하루종일 틈만 나면 아는 여자 목록에 전화를 돌렸다. 그 중 하나가 불쌍하게 걸려들은 게 분명했다. 썽뉴라, 구미 공장 쪽에서 온 팩스 받으면 과장님 책상 위에 올려놓고 퇴근해라. 평소보다 들뜬 철없는 사수의 뒷모습을 보며 나는 장백기에게..
─ Note: 미생 해준백기 / 석율백기 트리플. PC 혹은 Soundcloud 지원 환경에서 BGM과 감상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 진짜 가지고 싶었던 게 하나 있어요, 감히 내가… 싶다가도 뺏기면 화가 나고 집착하게 될 그런 게. . . . . . 탐 (貪) 하나 함께 할 사람이 없는 밸런타인데이는 무료하다. 아침부터 사내에서 여기저기 분주하게 초콜릿이 오간다. 여사원들이 사수에게 ‘맛있게 드세요!’ 하는 상큼한 인사와 함께 초콜릿을 건네는 건 어쩌면 저렇게 어색함이 없을까. 가장 깔끔하고 자연스러웠던 영업 1팀 서무 반주영 씨의 ‘맛있게 드시고 힘내십시오.’ 하는 멘트를 몇 번이고 되뇌이다보니 어느 새 11시를 넘어가고 있었다. 자리에 앉아 엔터만 몇 번씩 쳐 내려간 까닭에 하얀 화면이 끝없이 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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