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테의 제 2 원에서는 불륜을 저지른 연인들이 서로 끌어안은 채 바람에 휩쓸려 영원히 빙글빙글 도는 형벌을 받는다. 단테는 왜 그걸 형벌이라고 생각했을까? 네 목소리가 불쑥 끼어든다. 천국에서도 찾기 힘든 로맨틱한 광경이잖아. 같은 생각을 하던 차였다. 애욕이라는 죄목에 지나치게 걸맞는 처분이라 차라리 천국의 시기를 받지 않을까. 내가 단테라면 베아트리체와 평생 그 원을 도는 쪽을 택하겠어. 웃는 입매지만 단단한 눈빛으로 손을 내민다. 어때? 나의 베아트리체는, 저와 애욕의 왈츠 한 곡 추시겠습니까? 픽 바람빠진 웃음소리와 함께 내가 되묻는다. 한 곡의 길이가 얼마나 되죠? 저 체력 약한데. 춤은 끝나지 않을 테지만 내가 평생 당신을 감싸안고 갈테니 걱정 말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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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춰버린 시계를 차고 나왔다/ 임솔아 잊고 있던 꽃무늬 원피스가 잡혔다어떻게 이런 걸 입고 다녔을까 의아해하다의아한 옷들을 꺼내 입어봤다 죽어버리겠다며 식칼을 찾아 들었는데내 손에 주걱이 잡혀 있던 것처럼그 주걱으로 밥을 퍼먹던 것처럼 밥 먹었냐, 엄마의 안부전화를 끊고 나면밥 말고 다른 얘기가 하고 싶어진다나는 이제 아무거나 잘 먹는다 잊지 않으려고 포스트잇에 적었지만검은콩, 면봉, 펑크린, 8일 3시 새절역, 33만 원 월세 입금포스트잇을 어디에 두었는지 잊어버렸다 까맣게 잊어버린 검은콩이 냉장고에 있었다썩은 내를 풍기는 검은콩엔 왜 싹이 돋아 있는지 이렇게 달콤한데, 중얼거리며곰팡이 낀 잼을 식빵에 발라먹던 엄마처럼이렇게 멀쩡한데, 중얼거리며유통기한 지난 우유를 벌컥벌컥 마시던 엄마처럼죽고 싶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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