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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Fluid Fantasy

[해준백기] 너만 모르게

멜티드 2015. 5. 28. 22:56


Note:  미생 해준백기 기반.

PC 혹은 Soundcloud 지원 환경에서 BGM과 감상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다들 이런 내가 낯설다는데, 나는 왜 웃음이 나올까,

백기야, 끝까지 너를 지킬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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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계 워크샵 일정이 막바지로 접어든다. 신입이 들어온 팀의 사원, 대리급은 모조리 주말을 반납했다. 우린 더 개선할 관계가 없다니까 그러네. 동식의 불만어린 말에 한 마디 보탰지만 달라지는 건 없었다. 우린 이미 사수-부사수 사이의 미묘한 트러블을 개선하고 말고 할 단계를 넘어선 사이였다.


 발단은 철없는 듀오 섬유팀의 작품이었다. 철없는 신입 한석율의 인트라넷 폭로전은 윗선까지 일파만파로 퍼졌다. 거기다 안영이를 향한 자원팀 내 차별적 대우에 대해 선 차장이 들고 나서면서 선후배간의 미묘한 줄다리기가 사내 분위기를 해치고 있다는 말이 나돌았다. 그 얘기가 마침내 경영지원본부장의 귀까지 전달되었을 때, 인사팀에서는 부랴부랴 사원-대리급의 화합을 다지는 하계 워크샵을 기획했다. 1박 2일로 리조트를 하나 빌려 물놀이도 좀 하고, 같이 간단한 프로젝트도 해결하고, 밤새 술도 한 잔 하며 그동안 쌓인 오해를 풀라는 건전한 의도였으나 한창 데이트를 즐길 주말에 걸친 워크샵이 달가울 리 없었다. 내게도 물론.


 한석율과 하성준 사이에서 열심히 고개를 끄덕이며 오물오물 과자를 먹고 있는 연인을 보면 외려 화가 난달까. 내 거야, 손 대지 말라 외치기도 뭐하고, 한창 술 게임을 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끌고 나오기도 애매하고. 몇 번이나 두 녀석을 쏘아지만 저들은 눈치마저 없다. 결국 텁텁한 기분을 떨치려 주머니에서 담배 한 대를 찾아 발코니로 나간다. 이미 테라스 한쪽엔 담배꽁초가 수북이 쌓여있다. 그 앞에 있는 마른 인영은 아까부터 한숨만 죽죽 쉬며 말끝마다 시발, 시발 욕을 매달던 성준식이다.


 “뭘 잘했다고 줄담배를 태워.”


 타박하는 목소리로 테라스 맞은 편 의자에 앉자 너냐? 하는 얼굴에는 그늘이 그득하다. 아이씨, 저 소시오패스 새끼 때문에 주말이 이게 뭐냐? 투덜대는 얼굴에 내가 오히려 따지고 싶다. 새꺄, 나도 싫어. 내 장백기가 저렇게 반바지 차림으로 웃으며 동료 어깨에 기대어 있는 모습을 보는 건…. 


 “어휴, 아주 광고를 하지? 네 눈빛에 저 허여멀건 애가 아주 바싹 타겠다.”

 “여기까지 와서 귀중한 시간 축내게 한 장본인이 누군데.”

 “그렇게 예쁘냐? 둘 다 첨엔 누구 하나 잡아먹을 듯이 굴더만.”


 내 시선이 여전히 방안 한 쪽에 머무르자 쯧, 혀를 찬 준식이 꼴 사납다는 듯이 중얼거렸다. 그래, 예쁘다. 예뻐죽겠다. 대답하니 너 연애 처음이지?어? 하고 시비를 걸어온다. 그건 아닌데, 마지막이었음 해. 가벼운 도발에 무겁게 응수하니 준식은 기가 막힌 모양이다. 씨발, 욕을 내뱉은 그가 피우던 담배를 비벼끄고 자리를 뜬다. 강해준, 왜 이렇게 됐냐?


 전념. 한 가지 일에만 집중하고 마음을 쏟는 것. 자아개념이 생기던 순간부터 스스로 지키려한 제 1 원칙이었다. 그런 노력으로 1이란 숫자에 익숙해졌다. 전교 1등, 공모전 1위, 입사시험 1등, 인센티브 1위, 그리고 혼자됨 같은 것들. 상대는 애정을 우선으로, 나는 의무감과 책임감을 앞세워 버텨낸 관계에서 연인들은 어김없이 지쳐떠났다. 그들의 말을 빌리자면 강해준은 연인에게 마음을 쓰는 일이나 다정한 구석이 전혀 없는 남자였다. 


 그러나 장백기의 이야기라면 달라진다. 회사에서는 평정을 가장하지만 때론 그것조차 쉽지 않다. 결재를 올리고는 초조하게 눈치를 보는 부사수를 흘깃 보며 웃음이 나는 걸 겨우 참는다. 그 모습에서 침대 앞에서 반쯤 옷을 벗은 채 안절부절 못하는 장백기를 떠올리는 건 반칙일까. 그동안 성생활에 담백한 편이라 자부했는데 사무실에서 펜을 잘근 무는 입술 끝, 뽑아준 캔커피를 감싸쥐는 손, 탕비실 싱크를 짚고 선 뒷모습, 그리고 지금 조금 취해 안경 너머의 눈동자를 반쯤 덮어버리는 속눈썹. 그런 사소한 것들로 머리를 지끈하게 하고 아래가 뻐근해지게 하는 너. 후우― 한계다. 길게 뱉어낸 담배를 비벼끄고 일어서 장백기에게로 성큼 다가간다.


 “이만 들어가죠.”


 갑작스레 뒤에서부터 몸을 받치는 통에 당황스러웠는지 너는 눈을 데굴 굴린다. 아, 그런 짓은 내 앞에서만 하면 좋겠는데……. 어디서부터 교육을 지켜야 할 지 도무지 감이 안 잡혀 더욱 불안한 내 연인. 


 “강 대리, 이런 자리에서까지 후배 하드 트레이닝 시키는 건 너무하다. 백기 씨, 들어가 쉬어.”


 급격하게 굳어진 내 표정과 말투가 후배에게 부담을 주는 거라 생각했는지 직속후배도 없으면서 따라온 황현이 옆에서 한 마디 한다. 풋― 소주잔을 들이키다 의미심장하게 비웃는 준식의 비아냥을 뒤로 하고 백기의 한 팔을 붙잡은 한석율의 손을 쳐낸다. 준식아, 넌 네 부사수 손버릇이나 좀 고쳐줬음 좋겠다.


 엉, 잘 자! 우린 늦게 들어갈테니까 신경 쓰지 말고. 손을 붕붕 흔드는 동식의 목소리를 뒤로 하고 복도로 장백기를 끌고 나왔다. 엘리베이터 앞에 서서야 반나절만에 사적인 말을 나누는 것이다. 


 “몇 호였죠?”

 “303호요.”

 “우리가 침대방을 씁시다.”


 네? 놀랐는지 번쩍 뜨이는 눈동자와 귀 끝부터 서서히 달아오르는 얼굴과 수줍은 눈빛. 이제야 뭘 할지 알아챈 겁니까? 귀에 속삭이니 간지러운지 품에 안겨 바르르 떨어댄다. 그 솔직한 반응에 당장이라도 키스하고 싶은데 ‘3층 입니다.’ 눈치없는 엘리베이터 목소리가 먼저였다.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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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이 열리기가 무섭게 밖으로 낚아채 벽에 밀어붙이곤 귀 끝에, 눈꺼풀 위에, 코 끝에 키스한다. 아, 대리님… 띵- 띵- 세 개의 엘리베이터가 저마다 목적지에 도착했다는 신호음을 알릴 때마다 경고음처럼 들리는지 시선을 마구 흔들어대는 모습조차 사랑스럽다. 입술이 닿으려하자 팔로 내 가슴을 슬쩍 민다. 한쪽 눈썹을 치켜든 채 시선을 주자 저, 드-들어가서 해요…, 하는 너는 꼭 처음 나와 몸을 마주할 때 같다. 강해준, 어쩌다 이렇게 장백기 생각뿐이지? 분명 먼저 좋아한 건 저 쪽인데 이렇게까지 애닳아하는 상황은 좀 억울하다. 싫은데요? 괜히 오기를 부리자 귀여운 연인은 입술을 비죽이더니 촉, 하고 제 입에 살짝 닿았다 떨어진다. 제발요…. 살짝 물기가 서린 투정. 아, 장백기. 기어코 이성을 지탱하던 회로를 녹여놓는군.


 급하게 303호 카드키를 열고 들어가 문이 닿히기도 전에 입술을 집어삼킨다. 몸이 먼저 맞붙은 탓에 엉망으로 꼬인 걸음은 우당탕 소리를 냈지만, 이미 그런 것들엔 관심이 없다. 급하게 불이 붙은 탓에 제대로 호흡도 하지 못하는 장백기의 헐렁한 면 반팔티 속으로 손을 집어넣으며 아무렇게나 신발을 벗었다. 흐윽, 싸늘한 곳에 마악 들어선 것처럼 몸을 떠는 너의 작은 전율. 옆구리부터 이어지는 짜릿한 곡선을 지나 판판한 배를 손바닥으로 쓰다듬으며 아래를 맞부딪힌다. 작게 앗, 하는 탄성을 내며 허리를 벽 쪽으로 뺀 네가 슬쩍 눈을 내려 아래쪽의 사정을 본다. 성기가 일어서는 모양이 그대로 드러나는 스포츠팬츠를 발견했는지 시선을 올려보다가 눈이 마주치자 안 그래도 발갛게 열이 오른 얼굴이 이제 홧홧할 정도다. 일부러 무릎으로 다리 사이를 자극하며 시선을 맞부딪히자 거의 울 것 같이 변하는 백기에게 속삭인다.


 “이제 브레이크는 없습니다, 장백기 씨.”


 거의 안아들다시피 침대가 있는 방으로 밀어넣고 문을 잠궜다. 딸깍, 하는 소리에 입이 마르는지 침을 삼키는 겁 많은 연인을 달래기 위해 부드럽게 입을 맞추고 상의를 벗긴다. 희고 탄탄하고 묘하게 굴곡진 몸을 밀어 침대에 부드럽게 눕히고 내려다본다. 고개를 숙여 이미 내 손장난으로 불긋해진 자국들에 차례로 입을 맞추고 배꼽을 지나 그 아래의 치골로 입술을 가져다대자 턱밑의 숨결이 불안정해진다. 반바지의 버클을 끌러 지퍼를 반만 내리고 드로즈 밴드 주변에 키스를 퍼부었다. 제 머리칼을 쓰다듬는 손길에 입술을 떼고 올려다보며 웃자 백기가 입을 달싹인다.


 “키스해주세요.”


 그럼요, 누구 분부신데. 고개를 끌어당기자 웃는 얼굴이 예쁘다. 내 연인이 언제부터 이렇게 요망해졌을까. 처음엔 밭은 숨을 뱉어내느라, 나중엔 음절로 단위로 끊어내는 통에 내게 아무 것도 요구하지 못하던 장백기는 이제 키스를 요구할 줄 아는 여유도 갖췄다. 으응― 콧소릴 내는 것마저 너무 내 취향이라 위험한 장백기. 야살스러운 몸짓과 자극적인 소리가 내 이성을 아무렇게나 뒤섞어놓는 통에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 새 그의 몸 위에 올라타 탈의하고 있었다. 내 몸을 정면으로 보는 그의 눈에는 경탄 비슷한 것이 섞여있어 이미 빳빳하게 선 아래가 꿈틀거리며 고개를 쳐든다.


 “다 당신 거야, 장백기.”


 백기의 하얀 손에 손을 겹쳐 목덜미에서부터 가슴과 배의 근육이 짜신 선들을 지나 드로즈 아랫부분까지 주욱 쓸어내리자 아래에서 허리를 움찔거린다. 으응, 대…리님… 빨리― 액셀레이터 작동을 요구하는 연인의 요구에 나는 핸들을 쥐듯 반바지 위로 백기의 엉덩이를 움켜쥔다. 실컷 원을 그리다 걸리적거리는 반바지와 드로즈를 한 번에 내리고 그 덕에 숨김없이 드러난 다리를 한 쪽씩 어깨 위로 걸친다. 늘 처음인 양 일렁이는 눈을 바라보며 드로즈를 내리자 갑갑했다는 듯 튀어나오는 페니스에 걸쳐진 몸이 떠는 것이 느껴진다. 떨지 말라는 뜻으로 땀으로 젖은 앞머리를 쓸어주자 팔목을 잡아챈다. 뭐하는 겁니까, 묻기도 전에 내 손가락을 핥짝이며 유혹하듯 눈을 감는 장백기. 얼른 좁은 문을 열고 들어가달라는 재촉의 제스쳐에 허, 하고 기가 찬 웃음이 튀어나온다. 안 그래도 이쪽에 잠재력이 뛰어난 애한테 너무 잘 가르친 셈이다. 이젠 어떻게 해야 예상치 못한 순간에 임계치를 넘어선 자극을 줄 수 있는지 알 정도로.


 “다른 남자 앞에서 이러면, 기필코 둘 다 죽여놓을 겁니다.”


 복수를 하듯 백기의 페니스를 쥐었다놓으며 으르렁대자 손가락을 맛있게 문 채 고개를 끄덕인다. 아, 이제 모르겠군. 걸쳐있는 바지 뒷주머니에서 콘돔 비닐을 물어뜯고 물리지 않은 한 손으로 씌운다. 타액으로 젖은 손가락 두 개를 한꺼번에 엉덩이골 사이에 꾹 누르자 헐떡이는 몸에 황홀한 기대가 감돈다. 읏, ㅇ흐흣! …그리고 그 기대는 한 번도 나를 등진 적이 없지. 거친 손가락 운동만으로도 앞이 부푸는 백기를 보며 슬쩍 웃는다.손가락이 세 개째 늘어나고 안을 휘적이다 척추신경이 반응하는 지점을 지나자 그는 도리질을 치며 애원한다. 흐윽―손… 말, 고오. 말고? 되묻자 대리님 거… 넣어주세요. 눈시울을 붉힌 채 말하는 통에 여유를 잃었다. 손을 빼낸 후, 차갑고 끈적이는 질감이 닿자 움찔하는 백기의 몸에 단번에 들어간다.


 아앗, 흐- 우는 것 같은 신음을 뱉던 백기가 손을 맞잡아온다. 선단 끝까지 밀어넣자 끝내 목울음을 삼킨다. 널 아프게 할 의도는 없어. 땀으로 미끄러진 안경을  벗기고 잡은 손등에 연신 입을 맞춰주자 애써 입꼬리를 올려 웃는다. 장백기는 마치 성녀를 연상시키는 저런 청순한 얼굴을 하곤, 무릎을 굽혀 내가 잔뜩 달아오른 몸에 더 가까이 가도록 부추긴다. 아래가 꽉 맞물리는 느낌에 찡그렸던 얼굴이 그 동작 하나에 유연한 웃음으로 뒤바뀐다. 나를 이렇게 애처럼 만드는 것이 네 살 어린 남자라는 걸 누가 예상이나 했을까. 슬쩍 허리를 움직이자 으응― 하고 매달려오는 통에 정신은 통제력을 잃은 지 오래다. 이 순간을 조금도 놓치고 싶지 않아서, 인생의 제 1 원칙인 전념을 온통 장백기에게 쏟아붓는다.



▼ ▲ ▼ ▲ 


'

 한 번으로 만족하기엔 자극이 역치를 한참 넘어섰다. 아래에서는 욕정이 가라앉지 않고 기승을 부렸고, 가슴 안으로 쉴 새 없이 솟아오르는 애정을 밖으로 꺼내 보여주고 싶어 안달이 난 터였다. 결국, 세 번 정도 콘돔을 바꿔끼며 내 취향이 아닌 곳이 없는 몸을 구석구석 쥐고 예뻐했다. 고통과 쾌락의 아찔한 선을 넘나들며 목이 쉴 정도로 녹초가 된 백기의 귀에 몇 번이나 사랑한다 했는지 셀 수도 없었다. 

 정신이 든 건 습관처럼 5시에 홀로 깨었을 때였다. 더운 것도 모르고 꼭 끌어안은 채 잠든 백기에게 눈길을 주다가 일어서 바닥을 내딛었다. 그제야 방 안 가득한 교합의 흔적과 살냄새들, 엉망으로 벗어제낀 옷가지들이 눈으로, 코로 느껴진다. 옷가지를 치워놓다가 둘 다 갈아입을 옷이 거실 한 쪽에 밀어놓은 캐리어에 있다는 데까지 생각이 미치자 지체할 겨를이 없었다. 브리프만 대강 걸친 채 조용히 방문을 열었다. 성큼성큼 걸어 캐리어 두 개를 들고 방문으로 들어오려다 부엌 테이블의 인영에 놀라 떨어뜨리고 만다. 물을 마시고 있는 동식이다. 쿠웅, 하는 작은 소리와 동식의 아이쿠, 깜짝아! 하는 감탄사가 동시에 들린다. 혹여 옆방에서 깨지 않을까 주의시키자 동식이 피식 웃는다.

 “괜찮아. 장그래 지금 씻어.”
 “…왜 이렇게 일찍 일어났어, 둘 다.”
 “몰라서 묻냐?”

 숙취가 심해서- 같은 모범 대답을 기대했건만, 더 이상 첨언하지 않는 동식의 지긋한 눈빛에 머리가 딱딱 아파온다. 저야 괜찮지만, 겨우 들어온 지 1년도 안 된 장백기가 걱정이다.

 “다 들었군.”
 “다 들켰네, 가 맞지 않겠어?”

 물컵에 알로에 음료를 가득 따른 동식이 잔을 내밀지만 마실 기분이 아니다. 맥주를 마시듯 한 컵 시원하게 들이킨 동식이 어깨를 팡팡 두드린다. 그냥 잘된 거라 생각해. 우리도 어디까지 모르는 척 해야 하나 고민이 많았다. 그리고 그렇게 시끄럽게 해대는데 모르는 게 이상한 거지. 킥킥대는 얼굴에 고맙다고 해야할지, 평소처럼 틱틱대야 할 지 몰라 빈 잔에 삼다수를 채운다. 이로써 성준식만 알던 비밀연애가 영업 3팀까지 오픈된 걸 알게 됐고, 가만….

 “또 누가 알아?”
 “다 알아, 새꺄. 일찍도 묻는다.”

 머리를 한 대 맞은 듯 멍하다. (곰 같은) 하성준도? 하니 고개를 끄덕, (항상 안쓰러운 눈으로 백기를 보던) 안영이 씨도 알아? 다시 고개를 끄덕. 시발, 한석율 그 새끼도? 걔가 젤 먼저 알아챈 것 같던데? 머리를 감싸쥐자 동식이 별 일 아니라는 식으로 말한다. 

 “널 봐. 모르는 게 이상한 거야. 널 그렇게 만든 게 장백기일 거라곤 아무도 상상 못했지만, 걔 덕분에 강해준의 솔직한 모습을 들여다보는 게 다들 재밌는 거지.”

 다들 한통 속으로 모르는 척 하는 덴 그런 이유가 있었다. 내가 좀 이상하긴 했지, 그래도 말야….

 “다 좋은데, 우리 애는 모르게 해.”
 “어쭈, 우리 애…? 짝 없는 놈은 서러워서 살겠나? 나참.”

 너 진짜 우리한테 밥 거하게 쏴야 해, 어? 아주 멱살을 잡고 짤짤 흔들 기세인 동식에게 한참 시달리면서도 마지막 약속을 받아냈다. 들어온 방에서 여전히 곤히 자고 있는 우리 애, 장백기의 이마에 입을 맞춘다. 이상하지? 우리가 사랑하는 걸 여기저기서 안다는데, 다들 내 변화를 비웃는데 나는 왜 기분이 좋을까. 네가 준비될 때까지 난 모두의 입을 다물릴 준비가 되어있다. 쉿, 너만 모르게.





너만 모르게, 끝. 




Comments:  Thanks to 짙님(@SteelGay)

덕분에 제 티스토리에 처음으로 달달한 글이 올라왔습니다. (짝짝)


침대방 쓰려고 백기 끌고 심각한 분위기 연출하는 강댈님은 은근히 귀엽지 말입니다.

모두가 아는 비밀이 언제까지 지켜질 지는 모르겠지만 

그동안 대리즈한테 온갖 셔틀 좀 당하실 팔불출 대리님ㅎㅎ


즐겁게 읽으셨기를 바라며, 오늘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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